[무비뷰] '소공녀' 자발적 홈리스, 이솜의 리얼 판타지

입력2018.03.13 08:47 최종수정2018.03.1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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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녀' 이솜 안재홍 /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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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높은 물가와 집값, 보통 사람이라면 한번쯤 팍팍한 삶에서 탈출구를 꿈꿀 것이다. 대중들의 환상을 구현한 이야기는 보통 주인공이 재벌을 만나거나 성공하는 결말로 귀결된다. 영화 '소공녀' 콘셉트는 역발상이다. 집을 자발적으로 포기한 '자발적 홈리스'를 그린 것. '소공녀'는 좋아하는 위스키와 담배를 위해 집을 포기한 채로 떠돌아다니며 사는 미소(이솜)의 이야기다.

미소는 가사도우미 3년 차. 하루 수당 4만5000원으로 집세, 약값, 생활배를 쪼개가며 생활한다. 하지만 그녀는 위스키, 담배, 사랑하는 연인 한솔(안재홍)에게서 행복함을 느낀다. 남들과 다르게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려는 그의 인생은 녹록지 않다. 먼저 가난을 견뎌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남들의 수많은 편견과 오지랖 속에 놓이기 때문이다.

미소는 물가와 월세가 오르자 결국 집을 나오기로 결심하고 대학시절 함께 밴드 생활을 했던 친구들의 집에 번갈아가며 묵는다. 각각의 친구들은 저마다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이면서도 개성이 넘쳐 보는 재미가 있다. 미소에 대한 그들의 반응은 요즘 현 세태를 반영한다. 영화는 귀엽게 웃프다.

철부지 선배 최덕문은 자신의 집에서 하룻밤을 자고 가려는 미소에게 대뜸 "결혼하자"고 한다. 미소를 좋아해서도 아니다. 결혼만이 안정이라고 생각하는 부모의 말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부잣집에 시집간 친구인 최정미(김재화)는 술, 담배를 끊지 않은 채 집 보증금이 없다며 자신의 집에서 생활하려는 미소에게 독설을 날린다. 보통 사람들의 시선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사는 최정미 또한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 분명 남들이 바라는 객관적인 지표를 갖췄음에도 허무함은 숨길 수 없다. 이런 지점들을 영화는 경쾌하게 그렸다. 누구나 때가 되면 결혼하고 아기를 낳으며 남들이 하는대로 살아야 하는지 영화는 의문을 던진다.

영화는 관객에게 좋아하는 일을 선택히서 용감하게 살라고도, 남들처럼 안정지향적으로 살아야 한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그저 미소의 남다른 삶을 덤덤히 보여주며 공감대를 이끈다. 그래서 설정은 판타지적이지만 전달하는 메시지는 현실적이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게 녹녹하지 않더라도 결코 기죽지 말라고 전한다. 미소는 확고한 취향을 가진 '멋진' 구석도 있는 여자이므로.

영화의 배경은 추운 겨울이다. 반면 배경 음악은 꽁꽁 언 몸을 녹여주는 듯 따뜻하다. 마치 현 시대를 사는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것 같다. 러닝타임 106분.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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