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캐롤' 주병진 "피 보며 노래 연습, 관객이 싫어하는 건 안 해" [인터뷰]

입력2018.09.12 14:54 최종수정2018.09.1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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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캐롤' 주병진 / 사진=쇼미디어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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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방송인 주병진에게 ‘뮤지컬 배우’란 수식어가 생겼다. 데뷔 41년 만에 코미디도, 토크쇼도 아닌 뮤지컬 ‘오!캐롤’(연출 한진섭) 무대로 새로운 시작을 알린 주병진이다.

최근 여러 배우와 가수들이 뮤지컬에 도전하고 있지만 주병진의 도전은 조금 남다르다. 이미 자신의 분야에서 자리를 잡고 수십 년 째 안정적으로 활동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도전하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찾아올 것 같지 않았단다. 그렇기에 실패가 두려워도 도전할 수밖에 없었다는 그다.

“저는 그동안 사업, 토크쇼 등 지속적으로 도전을 해왔는데 뮤지컬은 한 번도 도전해보지 못한 분야였어요.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죠. 제가 선뜻 해보겠다고 한 건 인생에 있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실패할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이거 한 번으로 끝나도 후회가 없을 것 같았어요. 적응해나가면서 두렵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걸 느끼려고 도전한 거야’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고 주병진이 단순한 호기심에 뮤지컬을 시작한 건 아니었다. ‘오!캐롤’에서 주병진이 분한 역할 허비는 실제 그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고, 그가 큰 고민 없이 도전을 선택한 이유가 됐다.

“제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드라마틱한 삶을 만들 수 있는 기회 같아서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허비 역할은 다른 분이 맡은 공연을 보고 느꼈는데 억압됐던 것들에 대한 한이 묻어났어요. 또 MC 역할인 것까지 저와 맞아떨어지더라고요. ‘내가 해야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 역할이 왔다면 좀 더 심사숙고했을 거예요.

운명적인 이끌림에 시작한 뮤지컬이지만 역시나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노래, 연기, 춤이 복합된 장르인 만큼 주병진이 따라가기에는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노래에 어려움을 느낀 주병진은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고, 조금씩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

“노래는 지속적인 싸움이에요. 처음에는 호흡이 너무 힘들어서 농담으로 ‘119 대기시켜라’라고 했어요. 무대 위에서도 비틀거리면 바로 요원을 투입해 달라고 했죠. 노래가 너무 길었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 제가 중간에 쉼표에서 숨을 안 쉬고 노래를 불렀던 거예요. 다른 배우들 보니까 중간에 숨을 쉬더라고요. 지금은 발성 훈련 선생님을 개인적으로 붙여주셔서 수업을 받고 있어요. 공연 끝날 때까지 받을 거예요. 못한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고 ‘나쁘지 않다’는 소리 듣는 게 목표예요. 그런데 아까 프레스콜에서 어땠어요? 망신스러웠어요? 봐줄 만 했죠? 감사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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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캐롤' 주병진 / 사진=쇼미디어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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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과 방송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주병진은 ‘호흡’을 꼽으면서 방송과 달리 배우, 앙상블과의 호흡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주병진은 관객의 반응도 차이점이라고 했다. 여러 새로운 것들에 초반에는 당황하기도 했지만 주병진은 “이제 숨은 쉴 정도로 적응한 것 같다”고 전했다.

“각종 사회를 볼 때는 제가 이야기하면 관객 반응이 바로 와요. 스스로 평가하자면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뮤지컬은 관객분들이 진득하게 봐주시더라고요. 작품을 봐주시는 거라 순간적인 반응은 없어요. 관객 없이 수십번을 연습하다가 첫 공연을 했는데 제가 오랜 세월 느껴왔던 그 관객의 반응과 달라서 당황스럽더라고요. 제가 실수를 했나 싶었죠. ‘왜 분위기가 절간이야?’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가슴이 뛰면서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싶었는데 ‘뮤지컬은 작품을 보는 거다’ ‘뮤지컬은 드라마다’라고 되뇌며 마음을 다잡았어요. 이제는 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뮤지컬에 대해 알아가고 배워가며 적응 중인 주병진은 함께하는 배우들이 없었더라면 이렇게 빨리 적응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출연진에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주병진은 “뮤지컬 분야에서는 새내기지만 연륜 때문에 날 조심스럽게 대한다”면서 그런 모습을 보고 오히려 더욱 마음을 다잡았다고 털어놨다.

“다 선배님들이에요. 앙상블 어린 친구들도 선배예요. 누구 하나 선배 아닌 사람이 없어요. 이 친구들이 지나갈 때마다 ‘잘하세요’ ‘보기 좋았어요’라고 격려를 해주는데 너무 힘이 되더라고요. 뮤지컬은 배우들부터 무대를 진행하는 스태프까지 전체가 함께 움직여야 해요. 그래서 정신을 바짝 차릴 수밖에 없고요. 그런데 제가 실수를 해도 다들 혼을 잘 못 내더라고요. 그래도 제가 느낌으로 알죠. 제가 실수해도 아무 소리 안 하지만 제가 먼저 ‘잘할게요’라고 실토를 해요. 말씀 안 하시는 게 더 큰 야단으로 와닿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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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캐롤' 주병진 / 사진=쇼미디어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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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지 못하는 벽’처럼 느껴졌던 뮤지컬이었지만 주병진은 무대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늘 가사 하나도 안 틀렸다. 그런 면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그에게 주병진의 ‘오!캐롤’을 봐야 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안 봐도 된다”고 의외의 답변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다면 네 명의 캐스트 중 주병진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묻자 단번에 “없다”고 말했다.

“허비 캐스트가 네 명이에요. 다른 분들이 워낙 연기를 잘하세요. 제가 나온 회를 꼭 봐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어느 때 오셔도 허비의 한이 스며들어 있는 연기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네 배우 중 저만의 매력은 없는데 사회 보는 멘트를 할 때 다른 사람들보다 익숙하니까 관객분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이시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봐요.”

한 시간 동안의 인터뷰 시간이 짧다면 짧았지만, 그 시간 동안 주병진의 도전에 대한 기쁨, 성취감이 너무나도 잘 느껴졌다. 중년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이 쉽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더욱더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주병진. 그는 마지막 한 명의 관객까지 만족시키기 위해 오늘도 달려가고 있었다.

“능력 없는 사람에게 관심 주셔서 감사드리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첫 공연 끝나고 만감이 교차했어요. 제가 집 마당에서 땀의 맛을 느끼고 싶어서 최근에 인터넷으로 낫을 하나 사서 잔디를 깎았어요. 하면서 노래 연습을 계속했죠. 조심하면서 했는데 어제는 큰일날 뻔했어요. 손가락 인대를 꿰매고 왔는데, 피를 보면서 노래 연습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세요.(웃음) 저는 관객이 싫어하는 건 하지 않을 거예요. 단 한 사람의 관객이 싫어해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선의 다해 노력하고 호락호락하지 않겠습니다. 목에서 피가 나올 정도로 최선을 다해 연습할 테니 긍정적으로 계속 지켜봐 주세요.”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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