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해설위원' 박지성 "한국, 16강 가능성 50% 안된다"(일문일답)

입력2018.05.16 15:08 최종수정2018.05.17 01:06


[목동=스포츠투데이 황덕연 기자] '영원한 캡틴' 박지성이 월드컵 무대 해설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박지성은 16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해설위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박지성은 "해설위원으로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어색하다. 하지만 월드컵이 전 세계인의 축제인 만큼 한 부분으로서 대회를, 경기를 즐기고 싶다"면서 "많은 한국팬 여러분도 월드컵을 즐길 수 있게끔 좋은 해설을 배가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지성은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 확률을 절반 쯤으로 예상했다.

박지성은 "안정환, 이영표 해설위원이 이야기한 확률을 봤다"고 운을 띄운 뒤 "50%라고 생각한다. 월드컵이라는 대회는 언제나 이변이 일어났었다. 팬들도 이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박지성이 출전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에는 기적같은 '4강 신화'를 이룩했고, 2006년에는 원정 사상 첫 승을, 2010년에는 원정 최초 16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박지성은 "대표팀의 성적 등에 대해 말이 많았다. 선수들이 어느 때보다 많은 부담을 안고 있을 것 같다"며 "선수들이 경기를, 대회를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월드컵에서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큰 혜택이고 기쁨이다. 선수들 역시도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대회일 것이다. 거기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해 부상 없이 마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다음은 박지성과 일문일답.

▲ 신태용호의 관전 포인트는.
신태용 감독이 빠르게 패스하는 축구를 주로 구사했다.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가 바뀐 부분이 남은 기간 동안 얼마나 보수가 되느냐, 플랜B가 가동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수비조직력이 얼마나 발전하느냐가 관건이다.

▲ 주목할 만한 선수가 있다면.
6개월~1년 간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가 중요하다. 손흥민은 그점에서 많은 기대가 된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손흥민 선수도 부담을 많이 받을 것이고, 이 점이 4년 전 그리고 지금의 손흥민과 다른 부분이다.

▲ 손흥민과 본인 선수시절 차이는.
기록적으로 많이 차이난다(웃음). 손흥민은 자기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유럽팀을 상대로 최고의 무대에서 능력을 보여주는 선수를 갖기 쉽지 않았다. 손흥민은 한국에게 큰 무기이자 잘 활용해야할 부분이다.

▲ SBS가 평가전 중계를 못해서 실전 없이 월드컵에 투입되는 셈인데.
실전과 연습은 당연히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완전히 처음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다. 2년 전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잠깐 참여 했었다. 그래서 어떻게 현장에서 돌아가는지를 조금이나마 경험했다. 하지만 연습은 많이 할 필요가 있고, 그렇게 된다면 실전에서도 연습처럼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지금도 연습하고 있고, 남은 기간도 연습할 것이다.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선수생활에서 라이브로 인터뷰를 했던 점도 많은 도움이 됐다.

▲ 수비조직력을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부상 선수가 있기 때문에 신태용 감독이 얼마나 팀으로서 훈련하는 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남은 시간 동안 얼만큼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에게 수비 조직력을 심어 줄 수 있느냐 그리고 팀을 어떤 방식으로 이끌지에 대한 그간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프로고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며, 이런 점을 인지한다면 훈련을 통해 끌어올릴수 있을 것이다. 상대 팀을 분석해서 얼만큼 수비 전술을 잘 짜는지 가 중요하다.

▲ 안정환, 이영표와 경쟁해야하는 입장에 놓였는데.
제안을 받았을 때 가장 큰 고민은 한국 팬들에게 다양한 해설을 들려드리고 싶었다는 점이다. 각자 보는 축구의 관점이 다를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토대로 해설을 할 것이기 때문에 저희의 다양한 관점이 팬들에게 다양한 시각을 줄 수 있다. 선수 은퇴 후 지도자를 하지 않을 것을 밝혔었고, 지도자로서 제가 가지고 있는 철학을 팬들과 공유할 수 없기에 해설을 통해 어떻게 축구를 바라보는지 등에 대한 것을 팬들과 공유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저의 말 버릇인 '때문에'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연습을 통해 확인해보겠다. 도움이 될 것 같으면 쓰고 도움이 되지 않으면 쓰지 않겠다(웃음).

▲ 이승우 발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직 최종 명단은 아니지만, 28인 안에 들었다는 것 자체가 다른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당돌하게 훈련하고 연습 경기를 치르다 보면 다른 선수들에게도 그 에너지가 전달 될 것이다. 선수 개인으로서도 월드컵 무대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것이다. 이를 다른 선수들과 경쟁을 통해 성장시킬 수 있을 것 같다. 훈련 기간 동안에는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이승우는 기술적, 스피드적으로 상당히 뛰어나다. 지금 현재 한국 대표팀 안에서는 손가락 안에 꼽힌다. 자신 만의 색깔이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 기성용에게 한 마디 한다면.
저도 대표팀 주장을 맡을 때 많은 고민을 했다. 앞선 주장들이 어떻게 했는지를 생각해봤다. 그 선수들과 똑같이 대체해서 할 수 는 없다. 기성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떤 조언을 해준다기보다는 스스로 봐왔고 경험한 전 주장들의 모습을 보며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점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기성용은 이미 대표팀 주장으로서 시간을 보냈다. 대표팀이 좋았을 때, 안 좋았을 때의 경험을 다 가지고 있다. 이는 월드컵 무대에서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월드컵에서 주장을 한다는 것은 평가전과는 다르다.

▲ 치차리토를 어떻게 하면 잘 막을 수 있을까.
위치선정, 골 결정력이 너무 좋다. 문전에서 얼마나 그 선수를 잘 막느냐가 중요하다. 침투 능력과 움직임이 좋은 선수라 맨마킹보다는 수비진 전체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계속해서 선수의 위치를 파악해야한다. 피지컬에서는 강하지 않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는 않는다.

▲ 멕시코는 어떤지.
상당히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스리백을 쓰지만 포백에서 다이아몬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 공격적인 스리백을 쓰는 팀 중에는 손에 꼽힌다. 압박의 강도, 스피드를 어떻게 이겨내야할 지가 가장 중요하다. 승,무,패로 나눠본다면 바람을 약간 보태서 무승부를 선택하겠다.

▲ 부인 김민지 아나운서가 조언을 해주는지.
아내가 제 리허설을 들었다. '생각합니다'라는 말투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팬들은 제 생각을 통해서 말이 나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안해도 된다고 이야기했다. 아내가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해준다. 연습을 열심히 안 할 수가 없게 됐다.

▲ 악플.
미디어의 변화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정신적으로 잘 준비하고 기량에 대한 믿음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미 떨어진 자신감을 올리는 것은 어렵다. 자기가 잘한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노력해 경기 결과가 좋으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을 수 있다.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다.

▲ 4강과 결승 후보는.
브라질, 독일, 프랑스, 물음표. 물음표는 이변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브라질을 우승후보로 본다. 네이마르가 얼마나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 앞으로 조별예선을 통과한 뒤 어떤 팀들이 16강, 8강에서 붙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 앞으로 일정은 무엇인가.
맨유 앰버서더 역할을 아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에 다녀와야 한다. 그리고 런던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보고 러시아에 입성할 것이다.

▲ 이청용이 발탁됐는데.
개인적은 능력을 의심할 필요 없는 선수다. 하지만 경기에 뛰지 못했기 때문에 경기력에 대한 의문은 있을 수 있다. 23명의 선수단을 꾸렸을 때 모든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수 있는가에 대한 것 역시 고민이다. 신태용 감독의 판단이 중요하고 직접 책임을 져야한다. 이청용이 두 차례 월드컵에 참가한 것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경험은 대표팀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다.

▲ 국가대표 박지성과 손흥민은 어떻게 다른가.
저는 은퇴했고 손흥민은 뛰고있다(웃음). 손흥민은 해야할 것이 많다. 손흥민과 저는 플레이 성향이 다르다. 손흥민은 더 공격적이며 스피드, 기술이 있고 마무리도 잘한다. 적은 찬스 안에서 결정력이 높은 선수가 있다면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팬들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다. 저는 손흥민에 비해 좀 더 뛰고 에너지가 많다.

▲ 스웨덴전.
1승1무1패로 16강 갔으면 좋겠다. 이는 저희가 지금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점이라고 본다. 하지만 스웨덴과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가지고 와야 남은 두 경기를 잘 치를 수 있다. 스웨덴도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봤을 때 수비라인을 그렇게까지 올리지 않고, 간격을 좁혀서 플레이한다. 우리 선수들이 역습이 아닌 상황에서 이를 얼마나 뚫어낼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스웨덴과는 체격차이가 있다. 우리가 가진 빠른 선수들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1대1 상황에서 피지컬적으로 이기기는 힘들다. 얼마나 라인을 촘촘하게 가져가고 끝까지 물고 늘어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스웨덴은 90분 내내 꾸준함을 유지한다. 이를 어떻게 흔들 수 있느냐 그리고 위험지역에서 세트피스를 주지 않으냐를 연구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래도 경계대상 1순위는 에밀 포르스베리다. 포스르베리의 창의적인 공격전개를 어떻게 막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포르스베리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들어오는 움직임이 좋다. 사이드 풀백과 중앙 선수들 간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잘 되는냐가 중요하다.

▲ 독일전.
브라질과 경기를 봤다. 공격 전개, 압박 등 모든 부분이 스웨덴과 비교해도 차원이 다르다. 독일이 2승을 먼저해서 16강 진출을 확정했으면 좋겠다. 전력을 다해서 우리랑 경기할 이유가 없어지면 부상을 조심하게 된다. 하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면 그 선수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첫 두 경기에서 이기는게 우리에게 수월할 것 같다.

▲ 컨셉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지금 상황에서 설정하기는 좀 어렵다. "저는 이런 컨셉으로 나가겠습니다"라고 선언하기 보다는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 팬들이 판단을 내릴 것이다. 그때 피드백을 받으며 경기를 진행할 것이다.

▲ (배성재에게)박지성은 사석에서 어떤 사람인지.
축구 이야기를 할 때 친절하고 재미있게 해준다. 이를 나만 듣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해 해설을 하자고 한 것도 있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스마트한 사람이다. 자신이 정확히 판단한 부분을 빠르게 이야기한다. 또 친절하다. 말도 많이 하려고 한다. 그리고 더 웃기다. 좋은 아빠이기도 하다.

▲ 돌풍의 팀과 주목하는 선수는.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우승팀보다 더 어렵다. 개인적으로 이집트가 얼마나 활약할지가 궁금하다. 모하메드 살라라는 올 시즌 굉장히 센세이션한 활약을 보인 선수를 가지고 있다. 살라를 필두로 어떤 성과를 낼지 궁금하다. 또 이집트는 조편성을 볼 때 충분히 16강에 진출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 조 1위를 차지한다면 8강까지도 갈 수 있을 것 같다. 살라의 체력적인 부분, 컨디션 등이 중요하다고 본다. 기분 좋은 시즌을 보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더 끌어올릴 수 있다.

▲ 메시와 호날두는 어떻게 될까.
메시는 포르투갈이 유로에서 보여준 모습을 월드컵에서 보여주길 바랄 것이다. 당시에도 포르투갈이 우승할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지만 정상에 섰다. 아르헨티나 역시도 브라질, 독일과 경쟁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은 있지만, 메시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월드컵 우승에 대한 큰 이유가 될 수 있다. 메시는 자타공인 세계최고의 선수다. 월드컵은 자신이 수집하지 못한 거의 유일한 트로피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트로피를 가지고 오고 싶어할 것이다. 포르투갈보다는 아르헨티나가 수준 높은 축구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보여줄 모습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포르투갈은 유로 우승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겠지만, 유로의 이변을 월드컵에서 또 이루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

▲ 일본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16강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 역시도 동의한다.




황덕연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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