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앞으로의 4년은 달라야 한다 [ST연중기획-한국체육, 새로운 100년을 위해⑧]

입력2021년 01월 25일(월) 15:04 최종수정2021년 01월 25일(월) 15:35
체육계 성폭행 논란 당시 사과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 사진=DB
스포츠투데이는 연중기획으로 '한국 체육, 새로운 100년을 위해'를 격주로 연재한다. '한국 체육, 새로운 100년을 위해'는 지난 100년간 화려한 성공 속에 가려진 한국 체육의 어두운 현실을 살펴보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한국 체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편집자주》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김호진 기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4년 더 대한체육회를 이끌게 됐다. 다만 이기흥 회장이 마주하고 있는 과제들이 너무나 많다.

지난 18일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진행됐다. 총 선거인단 2170명 중 1974명이 온라인과 모바일로 투표권을 행사한 가운데, 915표(46.35%)를 획득한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강신욱 후보(507표)와 이종걸 후보(423표), 유준상 후보(129표)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 2016년 제40대 대한체육회장으로 선출됐던 이기흥 회장은 4년 더 한국 체육의 수장 자리를 맡게 됐다. 새로운 임기는 다음달 19일 정기총회부터 시작된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해야 할 '허니문' 기간. 하지만 이기흥 회장은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안그래도 산적한 과제들이 많은데, 선거기간 동안 분열된 체육계를 통합해야 한다는 숙제까지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기흥 회장은 지난 4년의 재임 기간 중 수많은 비판에 직면했던 인물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등의 업적이 있지만, 스포츠 인권 개선,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 체육의 통합, 체육계 적폐 청산 및 개혁 등 해결이 시급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빙상계 성폭력 논란 당시 이기흥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 / 사진=DB

특히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의 성폭행,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선수의 억울한 죽음은 모두 이기흥 회장의 재임 기간 중 발생한 일로, 체육계를 넘어 대한민국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에 대한 대처도 미숙했다. 체육계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이기흥 회장 체제의 대한체육회는 개혁의 방향, 속도 등을 두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갈등을 빚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그럼에도 이기흥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선거공학적인 면이 크다.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이기흥 vs 반(反) 이기흥' 구도로 형성된 가운데, 반 이기흥을 주장하는 후보가 3명이나 나오면서 표가 분산됐다. 실제로 이기흥 회장의 득표율은 46.35%로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득표율이었지만, '반 이기흥' 표심(心)이 나뉘면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절반의 승리'도 아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승리'였던 셈이다. 이기흥 회장이 더욱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이유다.

허정훈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이기흥 회장은) 과반 득표를 얻지 못했다. 과반 이상은 다른 후보를 지지했거나 이기흥 회장을 반대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이전 대한체육회의 모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기흥 회장은) 스포츠 인권에 대해 잘 대처하지 못했다. (외부의) 스포츠혁신 요구에 대해 (이기흥 회장은) '엘리트체육 죽이기'라는 프레임을 씌워 받아들이지 않고 갈등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대한체육회가 혁신의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비춰졌다. 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체육계 임원과 인사 등에 대해 발빠른 대처를 하지 못했다. 이러한 부분을 일소하지 못하면 임기 중 계속해서 비판받는 회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스포츠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4년보다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기흥 회장의 지난 4년 재임 기간 중 가장 큰 비판을 받았던 부분이 바로 스포츠 인권 문제였다. 이기흥 회장 체제의 대한체육회가 내놓은 스포츠 인권 개선 노력은 언제나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이를 수습하기 위한 사후약방문에 그쳐왔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도 이르지 못했다.

허정훈 공동대표는 "수십년간 엘리트 스포츠의 문제, 스포츠 인권의 혁신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특히 학생선수, 직장선수들의 폭력, 성폭력,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 문제가 아직도 심각하다"면서 "스포츠 인권은 선수 인권뿐만 아니라, 지도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화, 재정 뒷받침 등이 필요하다. 지도자의 열악한 처우, 임시계약직 등 계약기간의 문제, 계약-재계약의 문제, 표준근로계약서 도입 등 현장의 지도자에 대한 인권문제 등을 대한체육회가 나서서 정부와 협력해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대한민국 체육의 100년을 시작하는 이기흥 회장이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과 체육계의 바람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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